8월 5일 계사
유상운(柳尙運)을 부제학(副提學)으로 삼았다. 유상운은 청백(淸白)하고 문학(文學)이 있었으니 그가 세벌(世閥)의 집안에 태어났더라면 화관 현도(華貫顯塗)에 어디를 간들 맞지 않겠는가마는, 그의 문호(門戶)가 한미(寒微)하였고 이력(履歷)도 그다지 빛나지 못하였다. 다만 그가 있는 곳에 명성(名聲)과 공적(功績)이 있었던 이유로써 당시의 인망(人望)이 점차로 돌아와서 옥서(玉署) 장관(長官)에 임명 되었으니 견식이 있는 사람은 이를 근심하였다. 그러나 성품이 너무 간솔하고 오만하여 남을 따라 부앙(俯仰)하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정승의 지위에 들어온 뒤에도 언의(言議)하는 것이 크게 당인(黨人)들에게 미움을 당하였다. 그런 까닭으로 초사(初史)를 수찬(修撰)하는 자가 그를 처음에는 김석주(金錫胄)에게 붙어서 사간(司諫)의 장관(長官)이 되었다가 뒤에는 배반하고 조지겸(趙持謙)에게 붙었다고 무욕(誣辱)하였었다. 그때의 조지겸 무리들은 바야흐로 권귀(權貴)들에게 미움을 받아서 배척되어 죽게 되었으니 무슨 세력이 있었겠는가? 다만 그의 지상(志尙)이 우연히 맞았을 뿐이다. 더구나 그가 의망(擬望)된 것은 이숙(李䎘)에게서 나온 것이므로 처음부터 사류(士類)들의 힘을 입은 것은 없었다. 그런데도 이숙이 그의 아우 때문에 억지로 따랐다고 둔사(遁辭)로 꾸며서 유상운을 많이 무욕(誣辱)하였다. 그리고 이숙으로 하여금 공기(公器)를 팔아서 사정(私情)에 따른 것을 면하지 못하게 하였으니, 이는 잘 하려고 하다가 도리어 잡쳐 놓은 격이라 할 수 있다. 견식이 있는 사람들이 이를 비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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