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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지을 때 건축주가 총괄하는 업자와 계약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보았다.

싸라리리 2021. 7. 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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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집을 지으면서 생각하는 부분이다. 편의상 총괄업자를 '고니'라고 하자. 맞다. 타짜의 고니다. 건축은 내가 하는 것으로 신고하지만, 난 집을 지을 줄 모르니 고니에게 총괄을 맡겼다. 고니는 일하는 사람들을 불러서 일을 시키고 설계에 맞도록 집을 짓는다.

 

이게 생각보다 어려운 게임이다. 경제학에서는 계약이론이나 주인-대리인 문제라고 한다. 계약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게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적어보는 중이다. 

 

 

1. 받은 견적에 따라 선금과 잔금을 나누어 준다. 

 - 일반적으로 이렇게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이게 가장 어려운 방식이다. 

 - 종합건설회사가 이니기 때문에 선금을 많이 주어도 문제고, 적게 주어도 문제가 된다. 건축을 총괄하는 업자는 중간에서 시공하는 실무자들을 스케쥴에 맞게 일정을 잡아준다. 물론 자신의 본업도 있다. 공사의 기간과는 별도로 자신의 비용이 책정된다. 때문에 업자들의 일정에 문제가 생기거나, 자신의 일정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일의 진행이 더뎌진다. 당연히 소요되는 비용도 늘어난다.

 

2. 견적만큼의 공사금액을 전부 제공한다.

 - 물론 불가능하다. 공사가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

 

3. 기성률에 따라 지급한다. 

 - 이것도 합리적인 것 같지만 쉽지 않다. 

 - 왜냐하면 계약금과 자재비 띠문이다. 집을 지어보니, 자재들이 그냥 사용되기 보다는 가공되어야 하는 것들이 많다. 문만해도 기성품을 사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특정 벽 모양이나 사이즈에 맞추어 제작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공사는 진행되지 않았지만, 자재비가 있어야 계약이 가능하다.

 - 물론 기성률의 판단도 쉽지 않다. 지식의 수준차이가 현저하게 존재하는 상태에서 건축주는 고니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다.

 

4. 견적을 직접 받고 업자를 고르고 직접 지불한다. 고니에게는 정해진 보수를 제공한다.

 - 에이 이러면 '내가 직접 견적을 받아서 내가 직접 지불하겠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불가능에 가깝다. 당연히 고니만큼의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견적을 받아본들 비교가 가능하지도 않고, 고니가 소개해주는 업체가 대부분일 게 뻔한데 견적도 당연히 고니에게 유리하게 나갈게 뻔하다.

 - 더욱 의심스러운 부분은 고니가 소개해준 업체에 고니의 인건비가 들어있을 수도 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일 수 있지만, 고니는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전체 견적을 주지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좋은 것 같은 방법은 이것이다. 

 

 

 

 

5. 고니에게 전체 공정의 견적을 받고, 종합건설사의 견적을 비교견적으로 받아서, 고니에게 그 견적과의 차이나는 부분의 일부(50% 정도)를 보수로 준다. 공사비용은 각 단계에서 필요한 만큼씩 직접 결제한다. 결제되는 부분이 차지하는 비율만큼 고니에게 지급한다.

  - 견적을 직접받지 않은 것이 가장 문제였던 것 같다.

 - 사실 종합건설사에 일을 맡기는 것이 견적은 높지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직접 건축하는 것으로 하고 아는 사람인 고니에게 도움을 받기로 한 부분에서 문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용을 아끼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 종합건설사의 견적을 고니와 공유하고 고니가 줄여줄 수 있는 만큼의 일부를 보수로 제시한다.

 - 모든 사항을 합의하여 계약서를 작성한다.

 - 각 단계에 필요한 비용을 직접 시공업자들에게 지급한다.

 - 견적에서 초과되는 부분이 발생하면 고니에게 지급할 금액을 깎고, 추가로 세이브되는 충당금으로 설정해놓고 일정 기간 후 고니에게 지급가능하게 설정한다. 

 

 

 

써 놓고 보니 이것도 실행하는 것은 쉽지는 않겠다. 그래도 최소한 어느 만큼이 진행되고 어떤 비용이 더 들어가는지는 명확해진다. 고니는 비용을 아낄 수록 본인이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커지고, 서로 같은 목적을 향해 노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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