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종실록15권 헌종14년 1848년 3월

싸라리리 2025. 6. 3. 08:39

3월 4일 무인

반궁(泮宮)에서 삼일제(三日製)014) 를 설행(設行)하였다. 부(賦)에 으뜸을 차지한 정건조(鄭健朝)와 그 다음인 김재청(金在淸)에게 모두 직부 전시(直赴殿試)하게 하였다.

3월 5일 기묘

성정각(誠正閣)에서 입격(入格)한 유생(儒生)을 소견(召見)하였다.

3월 7일 신사

효창묘(孝昌墓)의 곡장(曲墻) 안팎에 불이 났으므로 예조 당상(禮曹堂上)을 보내어 봉심(奉審)하게 하였다.

3월 8일 임오

임금이 인정전(仁政殿)의 월대(月臺)에 나아가 태실(太室)의 추상 존호 책보(追上尊號冊寶)를 친히 올린 뒤, 친히 행하는 제사의 서계(誓戒)015) 를 행하였다.

3월 9일 계미

이돈영(李敦榮)을 사헌부 대사헌으로, 김일연(金逸淵)을 사간원 대사간으로, 이현직(李顯稷)을 전라도 병마 절도사로, 백능수(白能洙)를 경상좌도 수군 절도사로 삼았다.

응교(應敎) 심의면(沈宜冕)이 상소하였다. 그 대략에 이르기를,
"신(臣)이 일찍이 듣건대, 임금의 큰 사업은 오직 학문뿐이라고 하였습니다. 근년 이래로 이틀에 한 번 홀수 날의 강석(講席)도 오랫동안 그만두시고 하루 낮에 세 번 접견하는 일도 아주 드무니, 전하의 나면서 아시는 자질과 참으로 힘쓰신 공부로서도 아홉 길의 산을 쌓는 데에 한 삼태기의 흙이 모자라지 않겠습니까? 또, 이제 옥책(玉冊)에 존호를 바치고 요상(瑤觴)016) 으로 기쁨을 바치매 성효(聖孝)가 더욱 융숭하고 욕의(縟儀)017) 를 크게 거행하여 간소(簡素)한 물채(物采)와 천한 악공(樂工)까지도 모두 정성을 다하였으니, 준거(準據)한 것은 구례(舊例)이고 익힌 것은 법부(法部)018) 이며, 정(情)이 가는 곳에 예(禮)도 행해지는 것입니다. 여악(女樂)은 마침내 성색(聲色)에 가까워서 상정(常情)은 어지러워지기 쉽습니다. 대성인(大聖人)의 뛰어난 지혜로서는 본디 더 힘쓰기를 기다릴 것이 없겠습니다마는, 어리석은 신의 지나친 생각에는 불안한 근심이 없을 수 없습니다. 예전에 익(益)이 대순(大舜)에게 고하기를, ‘즐거움에 지나치지 마소서.’ 하였고, 주공(周公)이 성왕(成王)에게 경계하기를, ‘안일(安逸)에 지나치지 마소서.’ 하였습니다. 오늘날 신민이 전하에게 우러러 바라는 것도 어찌 대순과 성왕에게 바란 것보다 뒤지겠습니까? 법연(法宴)의 임시(臨視)하시는 곳에서도 평소의 조짐에 대한 경계를 늘 지니시면 더욱 성덕(聖德)에 빛이 있을 것이니, 이는 또한 학문 가운데의 한 가지 일입니다."
하니, 비답(批答)하기를,
"강학(講學)을 진면(陳勉)하는 것이 정성에서 나왔으니 생각하는 것이 있으면 숨기지 않는 것은 매우 가상하다마는, 이 드물게 있는 경사스러운 해에 옥책을 바치고 요상(瑤觴)을 올려 나 소자(小子)의 축수하는 정성을 조금이나마 펴는 때를 당하여 무릇 의례의 법도에 관계되는 것이라면 작은 일이라도 죄다 열성조(列聖朝)에서 이미 행한 예(例)에 따라 반드시 정성을 다할 뿐이다. 혹 안락에 빠질 염려가 있다면 도리어 효성을 다하는 도리에 어그러질 것인데, 내가 어찌 이런 의리를 모르겠는가? 네 말이 이러하니, 또 더 힘쓰겠다."
하였다.

3월 14일 무자

임금이 순종 대왕(純宗大王)·익종 대왕(翼宗大王)의 추상 존호 책보(追上尊號冊寶)를 받들고 태묘(太廟)에 나아갔다.

3월 15일 기축

이어서 향례(享禮)를 행하고 책보(冊寶)를 친히 올렸다.

3월 16일 경인

임금이 인정전(仁政殿)에 나아가 대왕 대비전(大王大妃殿)과 왕대비전(王大妃殿)에 존호(尊號)를 가상(加上)하고, 도로 통명전(通明殿)에 나아가 치사(致詞)·전문(箋文)·표리(表裏)를 친히 올리고, 인정전에 나아가 교서(敎書)를 반포하고 진하(陳賀)를 받고 사유(赦宥)하였다.

3월 17일 신묘

통명전(通明殿)에서 진찬례(進饌禮)를 행하였다.

3월 19일 계사

임금이 통명전에 나아가 회작례(會酌禮)를 행하였다.

3월 21일 을미

존호(尊號)를 추상(追上)할 때의 각 차비관(差備官)과 친제(親祭)할 때의 아헌관(亞獻官) 이하에게 차등을 두어 상주었다. 대축(大祝) 응교(應敎) 심의면(沈宜冕)·부사과(副司果) 유치숭(兪致崇), 독옥책관(讀玉冊官) 행 호군(行護軍) 김경선(金景善)·동지(同知) 이계조(李啓朝), 독금보관(讀金寶官) 행 호군 강시영(姜時永)·홍종영(洪鍾永)을 모두 가자(加資)하였다.

상호 도감 도제조(上號都監都提調) 이하에게 차등을 두어 상주었다. 제조(提調) 공조 판서 박영원(朴永元)·병조 판서 서좌보(徐左輔)·호조 판서 조두순(趙斗淳), 도청(都廳) 사복 정(司僕正) 김병기(金炳冀)·부사과(副司果) 정익조(鄭翊朝), 대왕 대비전 옥책문 제술관(大王大妃殿玉冊文製述官) 예조 판서 김흥근(金興根), 옥보 전문 서사관(玉寶篆文書寫官) 수원 유수(水原留守) 김좌근(金左根), 악장문 제술관(樂章文製述官) 좌참찬(左參贊) 이약우(李若愚), 왕대비전 옥책문 제술관(王大妃殿玉冊文製述官) 공조 판서 박영원(朴永元)을 모두 가자(加資)하였다.

진찬소(進饌所)의 당상(堂上)·낭청(郞廳) 이하와 사옹원 도제조(司饔院都提調) 이하와 이원(梨園)·상방(尙方)의 제조(提調) 이하에게 차등을 두어 상주었다. 진찬 당상(進饌堂上) 예조 판서 김흥근(金興根)·이조 참판 김정집(金鼎集)·개성 유수(開城留守) 조병준(趙秉駿)·황해 감사 윤정현(尹定鉉)·행도승지(行都承旨) 윤치수(尹致秀), 낭청(郞廳) 부응교(副應敎) 윤치영(尹致英)을 모두 가자(加資)하였다. 이어서 하교하기를,
"부사과(副司果) 이규헌(李奎憲)이 기축년019) 의 진찬소 낭청(進饌所郞廳)으로서 이번 경례(慶禮)에 또 참여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고 또한 슬픈 생각이 절실하므로 특별히 뜻을 보이지 않을 수 없으니, 공조 참의(工曹參議)를 제수(除授)하라."
하였다.

진하(陳賀) 때의 각 차비관(差備官) 이하에게 차등을 두어 상주었다. 좌통례(左通禮) 오치순(吳致淳)·우통례(右通禮) 권혐(權馦)·선교관(宣敎官) 부사과(副司果) 조희철(趙熙哲)을 모두 가자(加資)하였다.

하교하기를,
"태실(太室)에 책보(冊寶)를 추상(追上)할 때의 예방 승지(禮房承旨) 이정재(李鼎在)·대거 승지(對擧承旨) 윤치수(尹致秀)를 모두 가자(加資)하라."
하고, 하교하기를,
"책보를 가상(加上)할 때의 예방 승지 조득림(趙得林)·대거 승지 서대순(徐戴淳)을 모두 가자하라."
하였다.

3월 22일 병신

홍우철(洪祐喆)을 이조 참의로, 김학성(金學性)을 공조 판서로, 강시영(姜時永)을 한성부 판윤으로 삼았다.

3월 23일 정유

성정각(誠正閣)에서 돌아온 세 사신(使臣)을 소견(召見)하였다.

3월 24일 무술

하교하기를,
"반궁(泮宮)을 수선하는 비용은 비록 묘당(廟堂)에서 조치한 것이 있기는 하나, 많은 선비가 글을 읽는 곳이므로 특별히 우대하는 일이 있어야 할 것이니, 돈 3천 민(緡)을 특별히 내려서 공역(工役)에 보태게 하라."
하였다.

3월 25일 기해

성정각에서 약원(藥院)의 입진(入診)을 행하였다.

3월 26일 경자

인정전(仁政殿)에서 춘도기(春到記)020) 를 설행(設行)하였다. 강(講)에 으뜸을 차지한 조재형(趙在衡)과 제술(製述) 표(表)에 으뜸을 차지한 윤정선(尹定善)에게 모두 직부 전시(直赴殿試)하게 하였다.

조기영(趙冀永)을 이조 판서로 삼았다.

3월 27일 신축

임금이 경모궁(景慕宮)에 나아가 전알(展謁)하고, 이어서 경우궁(景祐宮)에 나아가 전배(展拜)하였으니, 춘알(春謁)이었다.

성정각에서 입격(入格)한 유생(儒生)을 소견(召見)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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