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1일 무자전교하였다."북도 백성들의 일을 어찌 근일에 조정의 모양이 어지럽다 하여 잠시라도 늦출 수 있겠는가. 한겨울을 당하여 큰 눈이 계속 내리므로 초근 목피로 연명하는 북도 백성들이 손을 써서 입에 풀칠할 방도가 없을 것인데, 세전(歲前)에 식량을 공급해 구제하는 일을 어떻게 마련하고 있는가? 양정(量停)한 이외에 이미 받아들인 것이 얼마이며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얼마나 되는가? 창고에 남아 있는 곡식이 환곡·구제곡·종자곡(種子穀)을 충당할 수는 있는가? 금년조(今年條)의 세곡(稅穀)·환곡 등을 설령 다 받아들였다 하더라도 곡식의 품질이 좋지 않아서 결실이 된 것도 충해(虫害)로 상하여 목에 넘기자마자 구역질이 난다고 하니, 이런 곡식을 강제로 나누어 주는 것은 진실로 차마 할 수 없다.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