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공부

민주화운동의 성지, 대구 2.8민주화운동

싸라리리 2025. 4. 14. 13:27
반응형

"일요일에 학교 가라 했다" — 2·28 대구 민주운동 이야기

1960년 2월 28일, 대구는 유난히 쌀쌀한 겨울 끝자락에 있었다. 그러나 그날 아침, 대구 제일고등학교의 학생들 가슴 속엔 이상한 열기가 맴돌고 있었다.

“일요일인데 왜 등교야?”
“선거 유세 못 나가게 하려는 거지.”
누군가 작게 중얼였다.

이날은 이승만 정권의 자유당이 3월 대선을 앞두고 전국을 돌며 유세를 하던 시기였고, 대구에서는 야당 후보 조병옥의 유세가 예정되어 있었다. 자유당 정권은 학생들이 야당 유세 현장에 모일 것을 우려해, 대구 지역 8개 고등학교에 일요일 등교령을 내렸다.
말도 안 되는 조치였다.

“이건 아니다. 그냥 넘기면 안 돼.”
제일고 3학년 동현은 친구들과 눈을 맞췄다.
그들은 선생님의 감시를 뚫고 교문을 나섰다.
그들의 발걸음은 곧 구름처럼 불어났다.

“우리는 공부하러 왔다, 정치하려 온 게 아니다!”
“부정선거를 중지하라!”
학생들의 외침이 대구 시내를 울렸다. 제일고, 대륜고, 경북고, 계성고, 심지어 여학생들까지 거리로 나섰다.
전국 최초의 학생 민주화 시위였다.

경찰은 이들을 가로막았지만, 이미 그 외침은 언론과 대중의 귀를 두드렸다. 비록 경찰에 끌려가 조사를 받았고, 협박과 처벌이 뒤따랐지만, 이들의 행동은 멈추지 않았다.

그로부터 한 달 뒤, 3·15 부정선거가 자행되었고, 결국 마산 시민들과 학생들의 항거가 이어졌으며, 이승만 정권은 4·19 혁명으로 무너졌다.
그 시작은, 바로 대구의 고등학생들이었다.

 


 

2.8 민주화운동 결의문

 

인류 역사이래 이런 강압적이고 횡포한 처사가 있었던고, 근세 우리나라 역사상 이런 야만적이고 폭압적인 일이 그 어디 그 어느 역사책 속에 끼어 있었던가?

오늘은 바야흐로 주위의 공장 연기를 날리지 않고 6일동안 갖가지 삶에 허덕이다 모이고 모인 피로를 풀 날이요, 내일의 삶을 위해 투쟁을 위해 그 정리를 하는 신성한 휴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하루의 휴일마저 빼앗길 운명에 처해있다.
우리는 일주일 동안 하루의 휴일을 쉴 권리가 있다. 이것은 억지의 말도 아니고, 꾸민 말도 아니고, 인간의 근세 몇 천년동안 쭉 계속해서 내려온 관습이요, 인간이 생존해 나가기 위한 현명한 조치이다. 그러나 우리는 살기위해 만든 휴일을 어찌 빼앗기리. 우리는 피로에 쓰러져 죽어야만하나, 생각해 볼지어다. 우리는 배움에 불타는 신성한 각오와 장차 동아[東亞]를 짊어지고 나갈 꿋꿋한 역군이요, 사회 악에 물들지 않는 백합같이 순결한 청춘이요, 학도이다.

우리 백만학도는 지금 이 시각에도 타고르의 시를 잊지 않고 있다.
『그 촛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큰 꿈을 안고 자라나가는 우리가 현 성인사회의 정치 놀음에 일체 관계할 리도 만무하고 학문 습득에 시달려 그런 시간적인 여유도 없다. 그러나 이번 일을 정치에 관계없이 주위 사회에 자극 받지 않는 책냄새 땀냄새 촛불 꺼멓게 앉은 순결한 이성으로써 우리의 지금까지 배운 지식을 밑바탕으로 하여 일장의 궐기를 하려한다.

백만학도여! 피가 있거든 우리의 신성한 권리를 위하여 서슴지 말고 일어서라, 학도들의 붉은 피는 지금 이 순간에도 뛰놀고 있으며 정의에 배반되는 불의를 쳐부수기 위해서는 이 목숨이 다 할때까지 투쟁하는 것이 우리들의 기백이며, 이러한 행위는 정의감에 입각한 이성의 호소인 것이다.
우리는 민족을 사랑하고 민족을 위하여 누구보다도 눈물을 많이 흘릴 학도요,
조국을 괴뢰가 짓밟으려 하면 조국의 수호신으로 가버릴 학도이다.
이 민족애의 조국애의 피가 끓는 학도의 외침을 들어 주려는가?
우리는 끝까지 이번 처사에 대한 명확한 대답이 있을 때까지 싸우련다.
이 민족의 울분, 순결한 학도의 울분을 어디에 호소해야 하나?
우리는 일치단결하여 피끓는 학도로서 최후의 일각까지 부여된 권리를 수호하기 위하여 싸우련다.

 


2.8민주화운동은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화운동이다. 

 

https://www.228.or.kr/front/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www.228.or.kr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