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할때 캡차?
이게 머야!!!?
서비스플랫폼을 운영하는 것들은 잘 하다가 항상 헛발질을 잘 하는데
이번 2026년 티스토리 머신입력 방지가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본다.
현상
글쓰기 버튼을 누르면 이미지로 특정 상호나 지명의 일부를 입력하게 하는 캡차를 띄운다.
아마 이걸로 사람이 입력하는 것과 기계가 입력하는 것을 구분하고 싶은 것 같다.
문제점
1.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지 않는 시작부터 문제가 생겨났다.
우선 이런 기능이 나오는 이유는 대부분 실제 문제의 정의를 하지 않고, 누군가 한 사람의 생각으로 진행된 업데이트로 보인다. 위에서 까라는대로 깠다는 말이다.
내가 예상하는 시나리오는 이거다. 머신입력은 블로그와 같은 컨텐츠 서비스 플랫폼의 고질적인 문제다. 디도스니 자동 댓글이니 모두 같은 부류의 문제이고, 플랫폼의 트래픽과 하드웨어 용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운영비를 늘리는 요소다.
이러면 회계팀에서 운영팀에게 이런 오더가 내려간다.
'허수 컨텐츠를 늘리는 자동입력 등을 줄여라.'
그러면 운영팀은 회의를 한다. 쓸데없이 며칠씩 회의한다. 결론은 가장 언제나 쉬운 방법으로 난다.
'등록할 때 사람인지 확인하자. 캡차를 넣자. 그래도 우리는 티스토리니까 구글캡차 같은 올드한 것은 넣지 않는다. 존심이 있으니 새로 개발을 한다. 지도에서 글자를 지워서 쓰라고하자. 오 ~! 참신하다!'
수준 처참하죠?
대부분 이런식으로 비용을 줄이려는 측면에서만 문제를 바라보고 설계하고, 새롭지만 개발하기 손쉬우면서 윗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해결책을 제시한 내용으로 보인다.
2.
인간인지 어떻게 확인하겠다는 방법을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다.
이미 인공지능이 이미지에서 텍스트 추출을 사람보다 더 잘한다. 캡차가 애초에 저수준의 해커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지 기계를 완전히 막는 수단도 아니다. 그 증거로 저 정보의 답을 사람이 체크하는 것은 당연히 아닐 것이다. 기계가 이미지로 낸 문제를 이미지를 보고 기계가 풀 수 있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지 않은가?
단순하게 컨텐츠를 올리기 전에 개발하기 귀찮은 문제를 내서 사람인지 확인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너무 나이브하다.
도대체 저걸 승인해준 사람들은 어느 시대에 사는 사람들인지 알 수 없다.
3.
컨텐츠를 뭘로 생각하는가? 어떤 컨텐츠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인공지능이나 기계가 만들면 중요하지 않은 컨텐츠인가?
이미 몇십년 전분터 우리는 과속 단속 등 기계들이 판단한 부분에 사람들이 복종해오고 있다.
플랫폼의 입장에서 중요도 높은 컨텐츠는 일단 플랫폼 안으로 들어온 컨텐츠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
같은 컨텐츠여도 어떤 플랫폼에서는 많은 인용과 트래픽을 가져오지만, 다른 플랫폼에서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경우가 흔하디 흔하다. 그런데 단순히 사람이 올리는 것에 대해서 불편하게 만드는 저능한 판단을 했다.
이러면 새로운 컨텐츠 자체가 줄어든다.
심하면 플랫폼이 없어질 수도 있다.
4.
정상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조직운영
티스토리는 폐쇄형 블로그 커뮤니티였다가 오픈된지 얼마(?) 안되었다. 초기에 폐쇄형이었기 때문에 인기를 끈 면도 있다. 개인적으로 오픈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네이버블로그 처럼 다른 검색엔진들에게 적대적인 플랫폼과 다르게 새로운 사람들과 컨텐츠가 유입되고, 글로벌로 컨텐츠를 공급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카페든 블로그든 네이버에 아무리 글을 잘써봐야 구글에선 잘 검색이 안된다. 나도 정확히는 모른다. 요즘에 들어서 조금씩 되는 것 같긴 하지만, 오픈할 당시만 해도 네이버블로그는 구글 검색이 잘 안되는 것 같았다.
결론
어쨌든, 플랫폼을 오픈한 이상 컨텐츠의 양으로 승부를 보아야 하는 게 맞지 않는가? 비용이 얼마가 들든 컨텐츠를 모으는 방향으로 플랫폼은 진화해야 한다. 비용의 이슈로 컨텐츠 유입을 제한해버리면 성장은 끝난다. 비즈니스에서 성장이 끝난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지 않는가? 쓰기가 불편한 블로그를 사람들이 붙어있을 수 있을까? 살짝 과장해서 버튼 한번 누르는 것도 두 배 정도의 이탈률을 보인다. 그런데 한글을 타이핑하라고? 제정신인가?
티스토리 처럼 이런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의 간부조직에서 이런걸 모른다고?
이건 큰 문제다. 망하는 조직은 자기 조직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시작된다. 관성으로 해오던 일을 하다가, 어느 순간엔가 '이거 잘못 된것 같은데 뭐가 잘못된지 모르는' 그런 상황이 온다. 특히 조직의 간부들이 이런 감이 없다는 것은 심각하다. 실무는 모르겠고, 조직을 장악한 누군가의 똘마니들로 채웠다는 거지.
아.. 써놓고 보니 티스토리 그만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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