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음.
행도승지 민치상, 좌승지 서승보, 우승지 윤치성, 좌부승지 윤자승, 우부승지 심의원, 동부승지 유광목이 각각 근무하였다. 주서와 가주서, 사건 발생에 따라 가주서도 있었다.
○ 임금께서 창덕궁 여막에 계셨다.
○ 조곡(상복을 입고 조문하는 예식) 이후, 대전(근정전)과 대왕대비전, 왕대비전, 대비전, 약방, 내각, 정원, 옥당(홍문관) 앞에서 안부를 여쭈었다. 답하기를 "망극하다(슬픔이 극진하다)" 하였다.
○ 약방 부제조 서승보가 아뢰기를, "삼가 여쭙습니다. 밤사이 성체(임금의 건강)는 어떠하셨는지요? 수면과 음수는 어떠하셨습니까? 신 등은 여러 어의(왕의 주치의)들을 거느리고 이른 아침에 진찰에 들어가 성상(임금)의 건강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대왕대비전, 왕대비전, 대비전의 기후(건강 상태)는 어떠하십니까? 신은 조심스럽게 염려하여 감히 안부를 여쭙고자 하오니, 모두 아룁니다." 하니, 답하기를, "알겠다. 세 전각의 건강은 모두 같다. 너희들은 들어와 모실 필요 없다." 하였다. 대왕대비전, 왕대비전, 대비전에서도 구두로 안부를 여쭈었다. 답하기를, "알겠다." 하였다.
○ 예조에서 아뢰기를, "빈전도감 초기에 기록된 바에 따라 은못(관의 못)에 칠을 덧바르는 일을 매일 하도록 명하였습니다. 원래 열 번 이내로 정해진 것 가운데, 세 번은 이미 지나 시행되었으므로, 이제부터 19일부터 20일까지의 길일(좋은 시각)에 관련 부서가 절차를 정하도록 명하였습니다. 은못에 칠하는 네 번째 시각은 12월 19일 오시(오전 11시~오후 1시)로 정해졌기에, 20일부터 25일까지 매일 길일을 택해 일관되게 시행하고, 별도로 목록을 작성하여 보고드리고자 합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알겠다." 하였다.
○ 대왕대비전에서 사알(명령을 전달하는 직책)을 통해 구두로 하교하기를, "은못에 칠하는 일은 내일모레부터 매일 시행하라." 하였다.
○ 빈전도감 낭청이 총호사의 뜻을 받아 아뢰기를, "은못에 칠하는 일을 매일 하라는 명이 내려졌습니다. 원래 열 번 이내로 하기로 정했는데, 세 번은 이미 시행하였습니다. 이제부터 19일부터 25일까지 매일 길일에 시행하되, 칠포(관을 덮는 천)에 칠하는 일도 매년 예에 따라 열 번만 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은못은 매일 칠하라는 명이 있었으니, 칠포도 은못과 같이 매일 칠해야 하는지 여쭙니다." 하니, 대왕대비전에서 전하기를, "그렇게 하라." 하였다.
○ 예조에서 아뢰기를, "자궁(임금의 관) 은못 칠하기는 12월 20일 손시(오전 9~11시), 21일 오시(오전 11~오후 1시), 22일 오시, 23일 손시, 24일 손시, 25일 오시에 각각 시행하겠습니다."
○ 대왕대비전에서 전교하기를, "오늘 이미 간산(능지 선정하는 일)을 끝마쳤다. 봉표(능지 표시하는 깃발) 외에 별도로 살펴야 할 곳이 있다면 함께 검토하여 최고의 명당을 정하는 일에 힘쓰도록 산릉도감 제조 이하에게 지시하라." 하였다.
○ 대사헌 이유응, 대사간 이만운, 집의 이기정, 사간 김우휴, 장령 심동신·김진휴, 지평 송희정·김량연, 헌납 이태익, 정언 홍재신 등이 아뢰기를, "의관 김홍남·팽계술·정재원·이진하·김진 등을 모두 왕부(종친부)로 보내어 신문하고 진상을 밝혀서 즉시 법대로 처벌하도록 하십시오." 하니, 대왕대비전에서 답하기를, "급히 멈추고 번거롭게 하지 말라." 하였다.
○ 이조에서는 구두로 정사(정무)를 아뢰기를, "예릉참봉 2명은 유민수와 박규동이며, 충의단에서는 고석현입니다." 하였다.
○ 예조에서 아뢰기를, "막 제주목사 정기원의 장계(보고문)를 접수하여 등사하여 보고드립니다. 10월에 새로 수확한 당금귤(황금빛 귤)과 감귤을 추천하라는 명을 받아 각각 채취한 결과, 당금귤은 74개, 감귤은 123개였습니다. 그중 16개의 당금귤과 14개의 감귤을 조심스럽게 포장하여 소문전에 올렸고, 남은 당금귤 58개, 감귤 109개는 종묘와 경모궁에 바칠 예정입니다. 그러나 줄지어 바칠 길이 없으므로, 전례를 참고하여 모두 포장해 예조로 보내어, 아뢴 뒤 적합한 곳에 올리려 합니다. 과거에도 과일이 적게 열렸을 때는 수를 줄여 바친 예가 있으므로, 이번에도 전례를 따라 그날그날 나누어 바칠 예정입니다. 다만 빈전에 바칠 당금귤과 감귤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역시 그날그날 나누어 바치되, 저녁 제사(석전) 때 함께 바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하니, 전교하기를, "허락한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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