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와 인재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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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잘 나가는 연탄공장이 있었다.
새로운 직원을 채용할 필요도 없었고,
비용이 늘지도 않는데,
매년 매출이 30%씩 성장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공장에서 직원 채용 공고가 났다.
그런데
그 채용 공고가 조금 특이했다.
어떤 자격도, 서류도 필요 없고,
다음의 한 가지 테스트만 통과하면 되는 거였다.
'100만원으로 우리 도시의 모든 학생들에게 장학금 주기'
사무실과 테스트에 필요한 비용도 지급하고,
모든 업무는 비서가 지원하기로 했다.
어마어마한 월급을 제시했지만,
엉뚱한 공고에 한 동안 지원자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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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첫번째 지원자 A가 나타났다.
그는 사장님을 만나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항상 장학금을 주고 싶었습니다.
제가 받을 월급을 모두 합하여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겠습니다."
사장님은 지원자의 자신감을 믿어보기로 했다.
첫 달엔 학용품을 사서 보내주고,
둘째 달부턴 자신의 월급으로
책을 사서 보내주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지원자의 계획은 오래 가지 않았다.
자신의 월급으로 책을 사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왜 누구를 먼저 주느냐?
왜 쓸데도 없는 걸 주느냐?
등등
-
그래서 A는 계획을 바꿔서 공지했다.
"매달 공부를 가장 잘하는 학생을 뽑아
내 월급을 모두 주겠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 분노했다.
A는 스스로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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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지원자 B가 바로 나타났다.
그는 A가 물러나자
곧바로 사장에게 가서 말했다.
"지원은 균등하게 되어야 합니다."
B는 A가 실패한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모두에게 순서까지도 공평하게
지원하지 않으면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00만원을 모든 학생들에게
공평하게 나누어서 다음달 1일에 주기로 공고를 냈다.
그런데 이번에도 사람들의 불만이 굉장했다.
-
내년에 학생이 되는 사람은 어떻게 하냐?
이걸 받아서 뭐에 쓰느냐?
-
B도 어쩔 수 없이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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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사람들의 지원이 끊어졌다.
하루는 C가 와서는 이렇게 말을 했다.
"제가 방법이 있습니다. 단, 비서분도 몰라야 합니다. 사무실도 필요 없습니다."
비서는 반대했지만,
사장님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C에게 100만원을 내 주었다.
한 달이 가고,
두 달이 가고,
세 달째 되던 날
비서는 신문에서 C가 다른 마을에서
사기죄로 붙잡혔다는 뉴스를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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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 체념하려는데
학생이 와서 물었다.
"학생인 제가 지원 해도 될까요?"
사장님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학생에게 비서를 붙여 주었다.
비서가 물었다.
"이 금액을 조금씩 나눌까요?"
"아.. 아뇨. 그 돈으로 뭘 좀 만들려구요. 아, 전화 좀 놔 주실 수 있나요?"
"전화요?"
어느 날은
친구들을 모두 불러와서
밤 새 파티 같은 걸 하고 있었다.
비서는 이 학생도 C와 마찬가지구나 생각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는데
한 통의 편지가 공장으로 날아왔다.
편재의 내용은 자신은 어디사는 누구며,
사장님의 생각에 감동했고,
사장님의 사업에 동참하겠다는 것이었다.
10만원짜리 수표도 동봉되어 있었다.
사장은 비서와 함께 사무실로 달려갔다.
수백통의 편지가 쌓여있었고,
그 학생과 친구들이 편지를 개봉하면서
답장을 쓰고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발송된 편지였다.
사장님이 물었다.
"어떻게 한건가?"
"네, 장학금을 준다길래 호기심이 생겨서, 보고있었어요.
100만원으로 모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건 불가능하고,
돈을 다 주고 나면 할 수 있는 게 없어져서 더 안좋죠.
그런데 지원자들은 그 돈을 써버리더라구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사장님 생각을 알겠더라구요."
"내 생각?"
"사업은 계속해야 의미가 있는 거죠.
이 생각을 하니까 그 채용공고가
단순히 100만원의 장학금을 주는 게 아니고,
100만원의 투자금으로
장학 사업을 만들어 보라는 말로 들렸어요."
사장님은 기뻐하면서
그 학생을 채용했다.
그 학생은 새로운 장학사업의 책임자가 되었다가
나중에 사업 전체를 물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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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을 보는 것에 익숙해진 직원들은
목표를 잊어버리기 쉽다.
의도와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사장의 워딩만 외우게 되고,
워딩만 남으면 오해가 생긴다.
요런 걸 설명하기 위해서
며느리 뽑기 이야기를 살짝 바꿔서
설명했드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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