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공부/조선왕조실록

경종수정실록1권, 경종 즉위년 1720년 8월

싸라리리 2025. 10. 18. 11:19
반응형

8월 4일 무술

승지 김일경(金一鏡)이 상소하기를,
"신이 이정익(李禎翊)의 핍존(逼尊)한 죄를 탄핵했는데, 10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러 이정익이 갑자기 옛날에 있던 자리를 회복하여 도리어 신을 낭자하게 매도(罵倒)하고 있습니다. 신이 이정익의 죄를 성토(聲討)하였던 까닭은 ‘시은(市恩)061)  ·요복(徼福)’이라는 네 글자가 긴요한 골자인데, 이정익의 상소는 ‘이에 시은·요복하는 것을 가지고서 외람되이 대단히 걱정하고 지나치게 염려하는 것으로 인정한다.[乃以市恩徼福 猥許以深憂過慮]’는 이 13자를 가지고서 억지로 대신(大臣)의 죄를 성립시켰습니다. 원로(元老) 제신(諸臣) 가운데 근심이 대단하고 염려가 지나친 이는 단지 한 사람뿐이었는데, 이정익의 ‘시은·요복’이라는 네 자는 상하(上下)가 대대(對待)하게 되니, 지핍(指逼)한 죄를 여러 사람들이 다 같이 분개하였습니다. 이정익은 또 말하기를, ‘흉인(凶人) 이잠(李潛)이 일찍이 김일경의 말에 구실을 삼은 바 있다.’ 하였습니다. 대저 이잠의 원소(原疏)와 공사(供辭)가 모두 공가 문자(公家文字)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돌아보건대 어찌 털끝만큼이라도 신의 계어(啓語)에 방불한 점이 있습니까? 그런데도 이정익이 이에 감히 터무니없는 말을 스스로 지어내어 은연중에 ‘상유소(嘗有所)’라는 세 자를 가지고 어렴풋이 언뜻 표출하였으니, 참으로 이른바 ‘막수유(莫須有)062)  ’란 것입니다. 신이 이미 이런 커다란 무함을 당했으니, 어찌 왕명(王命)을 출납(出納)하는 자리에 버젓이 앉아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답하기를,
"흉인(凶人)의 상소를 어찌 입에 올릴 것이 있겠는가?"
하였다. 승정원(承政院)의 미품(微稟)063)  으로 인해서 비답(批答)을 개정하였다. 처음에 이정익이 남구만(南九萬)을 ‘시은·요복한다.’고 논핵하니, 김일경이 말하기를, ‘은혜는 누구로부터 나오며 복은 어디로부터 생기는가? 어느 곳에다가 은혜를 팔고 어느 때에 복을 구하는가?’ 하였다. 이때에 이르러 다시 말하기를, ‘은혜를 팔고 복을 구하여 은연중 총애를 사고 파는 의사가 있다.’ 하였으니, 통탄스러운 일이다.

 

8월 13일 정미

이조 판서 조태구(趙泰耉)가 사직하고 취임하지 않으므로 면직시켰다.

 

8월 17일 신해

민진원(閔鎭遠)을 이조 판서로 삼았다.

 

8월 24일 무오

이조 판서 민진원이 상소하기를,
"옛날에 우리 인현 왕후(仁顯王后)께서 매양 신의 이름과 지위가 점차 드러나는 것에 대해 근심을 하셨고, 선왕(先王)께서는 친히 지으신 지문(誌文) 가운데 그 말씀을 기재하였습니다. 신사년064)   이후로 신의 형제가 다 재신(宰臣)의 반열에 올랐으나 동전(東銓)065)  에는 일찍이 한 번도 낙점(落點)을 하신 적이 없었습니다. 성비(聖妃)의 평소의 뜻을 미루어 생각해 본다면 힘을 다해 보호하여 안전(安全)케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하니, 비답을 내려 허락하지 않았다. 영의정 김창집(金昌集)이 대정(大政)066)  이 지연 됨으로 인해 차자(箚子)를 올려 체직(遞職)을 허락할 것을 청하니, 그대로 따랐다.

 

8월 25일 기미

송상기(宋相琦)를 이조 판서로 삼았다.

 

8월 30일 갑자

승지 송성명(宋成明)이 상소하여, 승지 황선(黃璿)이 미품(微稟)하여 김일경(金一鏡)의 상소에 대한 비답을 개정할 것을 청한 것을 가지고서 견책을 가하여 파직시킬 것을 청하니, 임금이 그대로 따랐다. 승지 권엽(權熀)·조명봉(趙鳴鳳) 등이 도로 회수할 것을 계청(啓請)하기를,
"송성명의 상소는 그 나열한 바가 오로지 조정을 괴란(壞亂)시키려는 계획에 있는데, 황선을 헐뜯어 논의한 일에 이르러서는 더욱 몹시 간교하고 참혹합니다. 그 당시 소비(疏批)가 내릴 때에 황선이 동료 관원들과 서로 의논해서 품지(稟旨)하여 곧바로 ‘고쳐서 내리라.’는 비답을 받았으니, 그것이 암암리에 숨겨서 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인들 모르겠습니까? 그런데도 지금 그가 말을 하는 것은 비밀리에 숨겨서 한 죄과로써 억지로 덮어씌우니, 여기에서 그 마음씀이 참독(渗毒)하다는 것을 대체로 짐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하께서는 미처 형혹(熒惑)의 정상을 살피지 못하시니, 삼가 몹시 근심되고 한탄스러운 마음을 가눌 수가 없습니다."
하였으나, 답하지는 않았다.

 

 

반응형